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4

암 투병 중 다시 찾은 일상, 마음속 깊은 이야기 소변 주머니를 제거하고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온 지금,나는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를 새삼 느낍니다.남편과 아들의 헌신적인 간병 속에 씻고, 먹고, 움직이며,삶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하지만 몸속의 암은 여전히 함께하며내게 또 다른 준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오늘도 나는 마음속 깊이 빌어봅니다.나의 마지막 모습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가 아닌 위로가 되기를.1. 다시 욕실에서소변 주머니를 제거한 날,나는 다시 욕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벽 손잡이를 꼭 잡고 서 있는 나를남편이 조심스럽게 씻겨주었습니다.그 모습이 어찌 보면 서글프지만나는 그저 감사했습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샤워의 온기인지…물이 몸을 타고 흐르고비누 냄새가 희미하게 감도는 이 시간이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욕실 안에.. 2025. 5. 2.
소변주머니 없이 걷는 첫날, 엄마에게 자랑하러 갔던 감동 순간 2025년 8월 14일, 저는 항암주사 4차를 맞는 날이었습니다.그리고 소변주머니를 제거할 수 있다는 희망에 설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이 작은 기적을 제일 먼저 전하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엄마였습니다.어릴 적 100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엄마 앞에 달려가던 그때처럼,저는 오늘 제 기쁜 소식을 엄마에게 자랑하러 갔습니다.1. 8월 14일, 작은 기적을 기대하며아침 8시 전에 채혈을 하고 결과를 기다렸습니다.무려 두 시간을 서 있었지만, 아픈 줄도 모르고 기다렸습니다.이런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드디어 진료실에 들어서자, 저와 아들은 숨을 죽인 채 선생님의 입만 바라보았습니다."좋은데요. 결과가 아주 좋아요. 암 수치도 거의 정상이네요."선생님의 웃는 얼굴과 함께 들려온 이 한 마디. 얼마나 듣고.. 2025. 4. 28.
투병 생활 중 느낀 따뜻한 손길과 위로의 시간 몸이 아프면 마음까지 함께 눌립니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누군가의 손길이 얼마나 따뜻하고 고마운지 새삼 깨닫습니다. 요즘 저는, 하루하루를 그런 감사 속에 살아갑니다. 작은 일상 하나에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덕분에 버텨낼 수 있는 지금. 그 고마움과 아픔, 그리고 희망의 한 조각을 오늘도 기록해 봅니다.🪻 목욕 대신, 사랑이 닿는 수건예전엔 씻는 일이 이렇게 절실한 일이 될 줄 몰랐습니다. 자유롭게 샤워하고 머리를 감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병이 들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기에, 목욕은 꿈같은 일이 되었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건 남편입니다.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 조심스럽게 제 몸을 닦아주고, 머리도 정성껏 감겨.. 2025. 4. 28.
암 투병 중 시리고 아린 마음, 그래도 가족과 함께 걷는 길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집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써 버티지만, 때때로 사소한 말 한마디, 감정의 작은 파도에도 휘청입니다. 병과 싸운다는 건,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요즘 더 깊이 실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버틴다는 것, 나 자신과의 싸움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의 싸움은 시작됩니다.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으니, 일어나는 것조차 전쟁입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힘이 나지 않아 기어서 가고, 벽을 잡고, 침대를 딛고, 팔과 다리에 온 힘을 주어 겨우 일어섭니다. “엄마, 다리에 근력이 있어야 혼자 일어설 수 있어요. 무리하지 말고 TV 보시면서 한발 한발 힘을 줘봐요.”아들이 그렇게 말하며 스텝퍼를 사다 주었습니다. 생전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에게, 그 말은 마치 미션처럼 .. 2025.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