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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중 거울 속 나를 마주한 날, 그리고 내린 결단 집으로 돌아온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뽈대를 잡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물론, 언제 오를지 모르는 열 때문에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또 하나의 변화가 시작됐습니다.바로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이 변화는 단순한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나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심리적 충격이기도 했습니다.가족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저는 스스로 결단을 내렸습니다.1. 돌돌이로 감당될 거라 생각했어요머리카락이 한두 가닥 빠지기 시작했을 때,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돌돌이를 꺼내 방안을 돌며 청소하고, 혹시 빠져도 감추면 되지 싶어예쁜 창모자를 두 개나 사두었죠. 조금 빠지다 말겠지.그땐 정말, 이 모든 게 금방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2025. 4. 20.
퇴원 후 첫날, 가족의 품에서 더 커진 사랑을 안고 병원에서 퇴원한 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순간.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줄 알았지만, 몸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또 한 번 저를 안아주었습니다.딸은 함께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준비로 대신했고,남편과 아들은 새로 시작된 간병의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그런 가족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밥 한 숟가락, 약 한 알을 잘 넘기는 것뿐이었습니다.1. 딸의 준비, 떨어져 있어도 닿는 마음퇴원한다고 전해주었을 때, 딸아이는 서울에서 내려오진 못했지만그 대신 제가 집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었어요.소변주머니를 걸어둘 수 있는 뽈대, 체온계와 혈압계,암환자 전용 치약과 샴푸, 옆으로 기대 쉴 수 있도록 등받이까지…그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엄마.. 2025. 4. 19.
하루하루의 기적, 항암치료의 첫걸음을 떼다 하루하루 기적처럼 좋아진 내 몸은 마침내 항암 치료를 견딜 수 있는 상태가 되습니다.6월 7일, 1차 항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긴장도 됐지만,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잘 버텨냈습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허리엔 여전히 튜브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살아 있음’이었습니다.이제 다시, 일상을 살아낼 차례입니다.1. 드디어 항암치료를 시작하다하루하루 기적이 쌓여, 드디어 나는 항암제를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6월 7일, 충북대병원 병실에서 1차 항암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입원한 병실, 그 낯익은 공간에서 조용히 주사 바늘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제발 잘 견뎌주기를…”일반 항암제 2종과 면역항암제 1종, 총 3종의 약물을 무려 10시간 동안 천천히 맞았고.몸.. 2025. 4. 18.
항암치료 중 맞이한 조용한 밤, 편지에 담은 내 마음 며칠간의 병원 생활 끝에 이제야 조금은 익숙해진 듯합니다. 익숙해졌다는 말이 왠지 서글프지만, 그렇기에 더욱 생각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해 마음의 정리를 시작했고, 자연스레 내 아이들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언젠가 우리 가족이 될 누군가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습니다.1. 병원도, 내 몸도…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습니다며칠간의 병원 생활 끝에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목에 꽂혀 있던 굵은 튜브도, 양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변 주머니 2개도…처음엔 낯설고 부끄럽기만 했던 그 모습이 이젠 그저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30분마다 가득 찬 소변 주머니를 비워줘야 하기에, 아들은 한시도 제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힘들 법도 한데, 말.. 2025.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