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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후 첫날, 가족의 품에서 더 커진 사랑을 안고 병원에서 퇴원한 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순간.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줄 알았지만, 몸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또 한 번 저를 안아주었습니다.딸은 함께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준비로 대신했고,남편과 아들은 새로 시작된 간병의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그런 가족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밥 한 숟가락, 약 한 알을 잘 넘기는 것뿐이었습니다.1. 딸의 준비, 떨어져 있어도 닿는 마음퇴원한다고 전해주었을 때, 딸아이는 서울에서 내려오진 못했지만그 대신 제가 집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었어요.소변주머니를 걸어둘 수 있는 뽈대, 체온계와 혈압계,암환자 전용 치약과 샴푸, 옆으로 기대 쉴 수 있도록 등받이까지…그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엄마.. 2025. 4. 19.
하루하루의 기적, 항암치료의 첫걸음을 떼다 하루하루 기적처럼 좋아진 내 몸은 마침내 항암 치료를 견딜 수 있는 상태가 되습니다.6월 7일, 1차 항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긴장도 됐지만,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잘 버텨냈습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허리엔 여전히 튜브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살아 있음’이었습니다.이제 다시, 일상을 살아낼 차례입니다.1. 드디어 항암치료를 시작하다하루하루 기적이 쌓여, 드디어 나는 항암제를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6월 7일, 충북대병원 병실에서 1차 항암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입원한 병실, 그 낯익은 공간에서 조용히 주사 바늘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제발 잘 견뎌주기를…”일반 항암제 2종과 면역항암제 1종, 총 3종의 약물을 무려 10시간 동안 천천히 맞았고.몸.. 2025. 4. 18.
항암치료 중 맞이한 조용한 밤, 편지에 담은 내 마음 며칠간의 병원 생활 끝에 이제야 조금은 익숙해진 듯합니다. 익숙해졌다는 말이 왠지 서글프지만, 그렇기에 더욱 생각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응급 상황에 대비해 마음의 정리를 시작했고, 자연스레 내 아이들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언젠가 우리 가족이 될 누군가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습니다.1. 병원도, 내 몸도…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습니다며칠간의 병원 생활 끝에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목에 꽂혀 있던 굵은 튜브도, 양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변 주머니 2개도…처음엔 낯설고 부끄럽기만 했던 그 모습이 이젠 그저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30분마다 가득 찬 소변 주머니를 비워줘야 하기에, 아들은 한시도 제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힘들 법도 한데, 말.. 2025. 4. 18.
항암치료 중 기적처럼 호전된 날, 내 마음이 들려준 말들 단 두 번의 투석으로 신장이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항암 수치도 호전되어 몸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마음속은 복잡했다. 병원 침상에 누워 하늘을 보다 문득문득 올라오는 후회, 분노, 용서의 감정들. 몸이 살아나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그 아픔 속에서 비로소 진심 어린 기도가 시작되었다.1: 기적처럼 멈춘 투석6월 초, 나는 충북대병원 투석실에서 첫 투석을 받았다. 긴장 속에 들어선 투석실은 어쩐지 무겁고 정적이었다. 목에는 굵은 튜브가 꽂혔고, 양쪽 신장엔 소변통이 달린 채, 나는 조심조심 병원 복도를 걸었다. 소변 주머니 세 개를 들고 걷다 보면 다른 환자나 보호자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동정인지 놀람인지 모를 그 시선에 처음엔 마음이 철렁했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 2025.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