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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과 항암치료, 그리고 아들과 함께한 시작 척추에 전이된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잘 걸을 수 있었던 지난날이 믿기지 않을 만큼 몸은 빠르게 무너졌고, 정신적으로도 버티기 어려운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도 서울에서 짐을 싸고 내려온 아들, 곁을 지켜주는 가족 덕분에 저는 다시 치료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1. 몸 위에 그려진 붉은 좌표, 낯설고 아픈 나의 모습2025년 5월 22일, 방사선 치료를 위해 방사선종양학과에 방문했습니다.치료 전 CT를 찍고 난 후, 제 몸에는 붉은 선들이 그려졌습니다.방사선이 정확히 투사될 위치를 표시한 좌표."절대 지워지면 안 됩니다."방사선사 선생님의 말에 긴장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거울 앞에 선 제 모습은 낯설기만 했습니다.나의 배 위.. 2025. 4. 13.
“아직도 인지를 못하세요?” 1박 2일간의 정밀검사(PET/CT) 결과를 듣는 날, 그나마 ‘수술이라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마음 한편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료실 안에서 마주한 현실은 너무도 냉혹했습니다. 수술 불가, 난소와 뼈까지의 전이. 웃으며 버티던 마음은 그 순간 산산이 무너졌고, 딸을 서울로 돌려보낸 뒤 나는 결국 무너져 내렸습니다.1. “그나마 수술이라도... 아니었나요?”검사를 마친 후 며칠을 기다리며 내내 가졌던 마음.그래, 암일지라도 그나마 수술이 가능하다면.그 희망 하나로 버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5월 21일, 남편과 딸, 아들과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결과를 듣는 그 순간까지도,나는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부디... 수술이라도 가능하다고 해주세요.’ 하지만 남편은 진료실에 들어가지 않았습.. 2025. 4. 13.
딸과 함께한 첫 입원과 정밀검사– 입원 속에서 피어난 따뜻한 동행 병명은 ‘자궁내막암 4기’.그 무거운 이름 앞에서 병원생활이라는 또 다른 현실이 시작됐습니다.처음으로 경험한 입원, 그리고 PET-CT 정밀검사.두려움과 낯섦 사이에서내 손을 꼭 잡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내 딸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첫 입원에서 느꼈던 낯섦과,가족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이 다시 피어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1. 낯선 병원생활의 시작5월의 초입, 저는 1박 2일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산부인과 4인실 병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키와 몸무게를 재고,가족력과 복용약을 체크하며 정신없이 입원 절차를 밟았습니다. 입원이라는 게 이렇게 복잡한지 몰랐습니다.아이 낳을 때 말고는 입원해 본 적 없는 저는 이 모든 것이 낯설고도 어색했지만,가장 마.. 2025. 4. 12.
산정특례를 받은 날, 그리고 아이들에게 털어놓던 순간 2024년 5월 9일.정밀검사를 위해 입원을 권유받던 날, 저는 '산정특례' 대상자로 등록되었고, 아이들에게 제 병을 알리게 되었습니다.이 날은 제게 두 번째 진단처럼 느껴졌습니다.삶이 송두리째 흔들렸고, 마침내 '암환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었습니다.1. 산정특례 등록 환자의사 선생님께서 제게 정밀검사를 권유하시며조심스럽게 산정특례 등록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이제 산정특례 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 순간, 제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세상이 정지한 듯, 머릿속이 하얘졌고심장 소리도, 눈물도, 생각도 멎어버렸습니다. 입을 열려고 해도 말이 안 나왔습니다.그저 눈물이 고인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다가,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그게... 뭔데요? 어떻.. 2025.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