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 맞은 첫 투표, 모자 없이 걸어가며 느낀 생명의 기쁨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암 투병 중인 몸이지만, 오늘은 두 발로 천천히 걸어 새동네경로당 1층 투표소에 다녀왔습니다.최근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받으며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나,처음으로 모자 없이 외출도 해보았습니다.그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벅찬 하루였습니다.1: 모자 없이 외출한 오늘거울 앞에 선 아침, 저는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그동안 빠진 머리 때문에 외출할 때마다 늘 모자를 써야만 했지만,요즘 면역항암제로 치료가 바뀌면서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섬머슴애 같은 머리지만,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마주해보고 싶었습니다.딸아이는 밝은 얼굴로 말해주었습니다.“당신, 모자 안 써도 정말 멋져.”그 말에 용기가 나서, 오늘은 처음으로 모자 없이 집을 나섰습니다...
2025. 6. 5.
13일 만의 집 귀가, 병원을 떠나 다시 찾은 나의 공간
2024년 11월 14일, 나는 병원에서 퇴원했다.13일 만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멈춰 섰다.익숙한 우리 집이 거기 서 있었다.내가 살아 돌아왔다는 실감이, 그 순간 밀려왔다.살고 싶다는 바람을 안고 견딘 시간들,이제는 다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또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1. 집이 나를 기다려줬어요입원하는 날, 집을 떠나기 전 나는 거실 창밖을 오래도록 바라봤어요.내가 사랑했던 풍경들, 내 손으로 꾸민 작은 공간들,그 모든 게 내 눈에 들어왔고,‘이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득했죠. 그리고 오늘, 퇴원 후 다시 그곳에 섰어요.우리 집 현관 앞에서 문고리를 잡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살아서 돌아왔다는 것.이곳이 나를 기다려줬다는 것.그 사실 하..
2025.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