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중 저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걷고 스트레칭하며 스스로 몸을 움직였고,
그 시간이 저에게는 유일한 회복의 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딸을 떠올리게 하는 학생 간호사 한 분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요청한 그녀에게 저의 마음을 담아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퇴원 전날 그녀가 전해준 손 편지는
제게 큰 감동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글은 병원 생활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과, 그 마지막 밤의 따뜻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딸을 떠올리게 한 학생 간호사
바이탈 체크를 해주시던 조용한 학생 간호사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문득 제 딸아이가 떠올랐습니다.
알고 보니 청주 출신이라고 하여 더욱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뒤, 그녀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인터뷰가 가능하실까요?”
암 진단 이후 느꼈던 감정과 준비 과정을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에 기꺼이 응했고, 진심을 담아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나누고 싶었습니다.
2. 더 열심히, 더 씩씩하게
그날 이후, 저는 더 열심히 운동하고, 더 밝게 생활하려 노력했습니다.
딸 같은 그녀 앞에서 약한 모습보다 용기 있는 환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병원생활에 적응하며 시간을 보냈고, 어느덧 퇴원날이 다가왔습니다.
퇴원을 하루 앞둔 수요일 저녁, 그 학생 간호사 선생님이 병실을 찾아와 수줍게 편지를 건네주셨습니다.
“퇴원 축하드립니다. 꼭 집에 가서 읽어보세요.”
저는 미소 지으며 인사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꼭 좋은 간호사 선생님이 되실 거예요. 화이팅입니다!”
3. 손글씨 편지 한 장이 전한 위로
그날 밤, 퇴원이 믿기지 않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문득 그 편지가 궁금해 조심스레 꺼내 펼쳤습니다.
예쁜 손글씨로 또박또박 적힌 문장들이 하나하나 마음을 적셨습니다.
“환자분 덕분에 제가 간호사의 길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면담에서 해주신 ‘환자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달라’는 말씀,
잊지 않고 꼭 실천하는 간호사가 되겠습니다.”
그 문장을 읽으며 저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나는 아직 살아 있구나.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였구나.’
그렇게 저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마무리
삶은 참 뜻밖의 순간에 따뜻한 선물을 건넵니다.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만난 딸 같은 학생 간호사 선생님 덕분에
저는 제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몸과 마음을 천천히 회복하며,
다시, 저만의 봄을 살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