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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전해준 희망, 그리고 소풍처럼 다녀온 병원

by 아토 (선물) 2025. 6. 4.

봄소풍처럼 다녀온 병원

 

2025년 5월 28일, 면역항암주사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날. 이전과는 달리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한 외출이었다.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며 느낀 변화, 간호사 선생님의 축하, 김홍식 교수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채워준 하루였다. 병원이 아닌, 삶의 작은 소풍 같았던 이 하루의 기록.


1. 소풍 가듯 병원으로 향한 날

며칠 전부터 무엇을 입을까, 어떤 샌들을 신을까 고민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 갈 준비를 했다. 처음엔 스스로도 놀랐다. 늘 병원은 무겁고 두려운 곳이었는데, 이번만큼은 마치 소풍을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하듯 날씨도 맑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마음이 가벼웠던 이유는,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기 때문이다. 항암치료를 중단한 후 짧게나마 다시 자라기 시작한 머리 덕분에, 오랜만에 모자 없이 외출할 수 있었다. 샌들도 그에 맞춰 새로 장만했고, 거울 속 나 자신에게도 오랜만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2. “가발 아니죠?”라는 축하 인사

항암 투약실에 들어서자, 간호사 선생님이 날 한참 바라보시더니 “머리가 있어서 못 알아봤어요!”라며 웃으셨다.

그리고 조심스레 “가발 아니죠?” 하고 묻더니, 진심으로 “정말 축하해요!”라며 따뜻한 축하를 건네주셨다.
머리카락 하나로 이렇게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다니. 참으로 사소한 변화가 마음 깊은 곳을 흔들었다.
이전엔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았고, 치료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내 안에 피어난 ‘회복의 증거’가 나를 다시 살아 숨 쉬게 했고, 그걸 함께 축하해주는 이들이 있어서 더욱 감사했다.


3. 김홍식 교수님의 말, 삶의 방향이 되다

혈액종양내과 김홍식 교수님은 언제나 그랬듯 유쾌하게 말씀하셨다.
“즐겁게 살라고 치료하는 거예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세요.”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이 되어주었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래요.”
주사 맞으며 창밖을 바라보는데, 지금껏 버텨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이, 결국 오늘의 ‘소풍 같은 날’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참 감사하고, 또 감사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소소한 행복을 자주 마주하며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