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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만의 귀가, 집이 날 기다려주었다

by 아토 (선물) 2025. 5. 24.

반가운 내 그림

 

 

2024년 11월 14일, 나는 병원에서 퇴원했다.
13일 만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멈춰 섰다.
익숙한 우리 집이 거기 서 있었다.
내가 살아 돌아왔다는 실감이, 그 순간 밀려왔다.
살고 싶다는 바람을 안고 견딘 시간들,
이제는 다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
또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1. 집이 나를 기다려줬어요

입원하는 날, 집을 떠나기 전 나는 거실 창밖을 오래도록 바라봤어요.
내가 사랑했던 풍경들, 내 손으로 꾸민 작은 공간들,
그 모든 게 내 눈에 들어왔고,
‘이제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가득했죠.

 

그리고 오늘, 퇴원 후 다시 그곳에 섰어요.
우리 집 현관 앞에서 문고리를 잡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살아서 돌아왔다는 것.
이곳이 나를 기다려줬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가슴이 꽉 차올랐어요.


2. 다시는 병원에 가지 않기 위해

이번 입원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내 삶 전체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하루하루 아픈 몸을 안고 버티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할지
생각이 많았죠.

 

지금 나는 결심했어요.
다시 병원에 가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더 건강하게 살아보자고.
한 끼의 식사, 한 번의 숨, 하루의 걸음에
진심을 담으며 살아가자고 말이에요.


3. 혼자만 아픈 게 아니었어요

집에 돌아온 저녁, 남편이 조용히 말을 꺼냈어요.
"사실, 수술 전날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어.
당신 살려달라고 빌었어.
당신 좋아하고 예뻐하셨던 며느리니까 꼭 돌아오게 해 달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터졌어요.
평생 누구에게도 빌어본 적 없던 사람인데…
그 조용한 남편이
혼자 몰래 그렇게 간절히 나를 위해 기도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했어요.

 

나는 병원 안에서만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밖에 있는 사람들도 똑같이 두렵고 아팠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어요.


마무리

이제 나는 다시 내 공간에서, 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요.
작은 고통에도 감사하고,
짧은 순간에도 기뻐하려 해요.

 

집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나를 기다려줬어요.

 

오늘도 나 자신과 약속해요.
“다시 아프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