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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일기13

고마웠다, 세종충남대병원 – 나의 회복을 함께해준 곳 암 진단 이후 처음으로 혼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두렵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찾아간 세종충남대병원.그곳에서 받은 뜻밖의 말 한마디가 저를 울게 했습니다.그리고, 긴 시간 함께 견뎌준 내 몸에, 조용히 인사를 건넸습니다.1. 설렘 반, 걱정 반… 혼자 떠난 첫 병원길오늘은 세종충남대병원 여성센터 진료 날.암 진단 이후 처음으로 제가 직접 운전해서 혼자 병원에 다녀온 날입니다. 전날부터 남편과 아들은 걱정이 많았어요.“혼자 괜찮겠어?” “운전은 무리 아니야?”저는 웃으며 말했죠. “잘 다녀올 수 있어. 오히려 설레.” 사실은… 정말 설렜어요.모자 없이 교수님을 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풍 가는 아이처럼 들떠버렸습니다.새벽에 일어나 옷을 차려입고, 머리도 정갈하게 빗고, 천천히 집을 나섰습니다.거울 속 제 .. 2025. 6. 19.
학생 간호사와의 특별한 인연, 마지막 밤 편지에 담긴 마음 입원 중 저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걷고 스트레칭하며 스스로 몸을 움직였고,그 시간이 저에게는 유일한 회복의 길이었습니다.그러던 중, 딸을 떠올리게 하는 학생 간호사 한 분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인터뷰를 요청한 그녀에게 저의 마음을 담아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퇴원 전날 그녀가 전해준 손 편지는제게 큰 감동과 위로가 되었습니다.이 글은 병원 생활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과, 그 마지막 밤의 따뜻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1. 딸을 떠올리게 한 학생 간호사바이탈 체크를 해주시던 조용한 학생 간호사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문득 제 딸아이가 떠올랐습니다.알고 보니 청주 출신이라고 하여 더욱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며칠 뒤, 그녀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혹시.. 2025. 5. 23.
걷기 시작하니 변화가! 병원에서 맞은 작은 기적 2024년 11월 5일, 수술 하루 만에 일어섰다. 고통의 끝을 알고 나니 두려움도 줄어들었다. 칭찬은 나를 움직이게 했고, 걷고 또 걸으면서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희망을 찾아갔다. 병실의 '선배'가 되어가는 나. 병원은 아프기만 한 곳이 아니라, 아주 작고 소중한 기쁨을 다시 배우는 곳이었다.1. "가스와의 전쟁, 그리고 작은 승리"수술 다음 날, 교수님의 “잘 걸으셨네요”라는 칭찬은 내게 큰 원동력이 됐다.죽을 먹고 가스를 배출해야 밥을 먹을 수 있다기에, 걷고 또 걸었다.9층 로비를 몇 바퀴나 돌았을까.“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계속 걸었더니…정말 가스가 나왔다.그 순간, 희망이 움텄다.그리고 나는 매일 10바퀴씩 걷기 시작했다.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운동이었으니까.. 2025. 5. 21.
내 몸, 내가 일으키다. 수술 후 진짜 싸움의 시작 결혼 전 병원에서 근무하며, 환자들을 곁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다.그래서일까, 나는 안다. 수술이 끝났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란 걸.입원 생활의 진짜 싸움은, 고통을 껴안고 일어서는 그 첫걸음부터 시작된다는 걸.2025년 4월 4일, 나는 자궁내막암 전이로 대수술을 4시에 시작해 9시 30분이 되어서야 병실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가족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간병 선생님을 모시고,이제는 내 회복을 내 의지로 책임져야 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1. 가족을 보내고, 내 싸움이 시작됐다남편, 아들, 딸.그들의 지극한 사랑과 간병을 이미 경험한 나는이번엔 그 무게를 내려놓게 하고 싶었다. “ 이제 괜찮아. 나, 잘 해낼 수 있어. 그러니 각자 자기 일에 충실해주길 바래 ”간병인 선생님이 있으니 걱정 .. 2025.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