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견뎌내고 살아낸 지금, 오히려 마음이 더 외롭고 무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몸은 겨우 일어났는데, 세상은 아직 나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합니다.
이 글은 일하고 싶은데 할 곳이 없는, 하지만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싶은 한 사람의 진심입니다.
1. “일하고 싶어요… 정말요”
나는 지금 너무 절실히, 일하고 싶습니다.
몸이 조금씩 회복되고 나서도
어느 곳에도 내가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
하루하루를 더 아프게 합니다.
암과 싸우던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강한지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숨을 놓지 않았고,
기적처럼 다시 걸으며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 나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까요?
나이 때문일까요.
아픈 병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 데도 쓸모가 없어서일까요.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한데,
내 손을 잡아주는 이는 없습니다.
“괜찮아요,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누군가 이 말 한마디를 건네줬으면 좋겠습니다.
2. “살아남았다는 게, 끝은 아니었어요”
사실 암 판정을 받았을 때보다
지금 이 순간이 더 막막합니다.
그때는 '살아야 한다'는 목표 하나로 버텼습니다.
방사선에, 항암주사에,
토하고 울고, 구역질 나고,
그저 하루하루 숨 쉬는 것만으로도
내가 살아 있다는 증명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죽음에서 돌아왔지만,
‘살아가는 삶’에 다시 진입하는 문턱이
너무도 높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나는 이겨냈어요.
죽음을 이겨냈는데,
왜 삶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까요?
3. “그래서 오늘도 씁니다. 글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감정을 버텨내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비슷한 마음일까요?
아니면, 내가 먼저 길을 만들어야 할까요.
몸은 아직도 아프고,
마음은 자주 무너집니다.
그래도 나는 살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 글이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나는
작은 의자를 꺼내 놓고,
세상이라는 무대에
작은 발 하나를 내딛습니다.
나,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할 수 있어요.
아직, 나는 살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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