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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한 첫 입원과 정밀검사– 입원 속에서 피어난 따뜻한 동행

by 아토 (선물) 2025. 4. 12.

사랑하는 딸

 

병명은 ‘자궁내막암 4기’.
그 무거운 이름 앞에서 병원생활이라는 또 다른 현실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한 입원, 그리고 PET-CT 정밀검사.
두려움과 낯섦 사이에서
내 손을 꼭 잡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내 딸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첫 입원에서 느꼈던 낯섦과,
가족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
희망이라는 작은 씨앗이 다시 피어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1. 낯선 병원생활의 시작

5월의 초입, 저는 1박 2일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산부인과 4인실 병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키와 몸무게를 재고,

가족력과 복용약을 체크하며 정신없이 입원 절차를 밟았습니다.

 

입원이라는 게 이렇게 복잡한지 몰랐습니다.
아이 낳을 때 말고는 입원해 본 적 없는 저는 이 모든 것이 낯설고도 어색했지만,
가장 마음을 편하게 해 준 건 딸아이의 존재였습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바쁜 와중에도
금요일 하루는 자신이 함께할 수 있다며,
“엄마랑 같이 있을게” 하고 내려온 딸.

 

그 모습에 저는 울컥했습니다.
보조침대가 작아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자는 딸아이를 보며
“괜히 왔다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심스레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2. PET-CT 검사… 묵직한 시간의 흐름

정밀검사인 PET-CT는 암이 어디까지 전이되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아침 일찍 금식을 하고 영상의학과에 도착하자 혈당체크부터 시작됐고,
다행히 수치가 정상 범위여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방사성 의약품을 정맥으로 투여받고
1시간 동안 안정실에서 누워있는 시간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눈을 감으면
‘왜 나한테 이런 일이…’부터
‘혹시 이게 마지막이 되면 어쩌지…’ 같은 생각까지
마음속에서 쉴 새 없이 지나갔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대기 중이던 아이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 눈빛이 유독 슬퍼 보였습니다.
아무 말이 오가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3. 딸과 함께한 밤, 그리고 따뜻한 퇴원

밤늦게, 딸아이는 보조침대에서 자다 작은 소리에도 벌떡 일어나
“엄마, 왜? 어디 아파?” 하고 묻습니다.

 

그 놀란 얼굴을 보며
오히려 제가 딸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웃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그냥 뒤척였나봐.”

 

딸아이에게는 이 시간이 휴가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병실의 공기와 나의 몸 상태는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딸아이는 내내 밝은 척 해주었습니다.
그게 더 고마웠습니다.

 

다음 날, 남편과 아들이 함께 와 퇴원 수속을 도왔습니다.
남편과 아들은 무거운 짐을 챙기고,
딸아이는 말없이 제 손을 잡습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이렇게 든든한 구원군이 곁에 있구나’

 

그 순간, 제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 사람인지
조용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무리

처음 겪은 병원 입원과 정밀검사,
그 안에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딸과 함께 보낸 밤,
걱정을 감추며 웃어준 그 모습은
평생 제 마음속에 남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검사와 치료가 기다리고 있지만,
이 따뜻한 마음들이 제게 용기를 줍니다.

 

오늘도 저는 속으로 외쳐봅니다.
“그래, 암에도 봄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