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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일기13

양쪽 소변줄을 단 채로 살아보니…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양쪽 허리에 소변 줄을 달고 살아가는 일상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제한합니다.뽈대를 밀고 움직이며, 침대 위에서 보내는 하루하루는 더딘 시간 속에서 많은 감정을 스쳐가게 합니다.2차 항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던 날, 감사와 미안함, 그리고 든든함이 교차했던 마음을 기록합니다.1. 침대 위의 시간과 뽈대의 일상소변줄이 양쪽 허리에 달린 채로 생활을 하다 보니,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고 불편합니다.뽈대를 사서 그 위에 소변 주머니를 걸고 움직이긴 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 위에서 보냅니다.혼자서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마음대로 씻을 수도 없습니다.남편과 아들이 차려주는 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창밖을 바라보는 것이 하루의 대부분입니다.움직이지 않다 보니 다리 근육은 점점 빠지고, 걷는 것조.. 2025. 4. 21.
하루하루의 기적, 항암치료의 첫걸음을 떼다 하루하루 기적처럼 좋아진 내 몸은 마침내 항암 치료를 견딜 수 있는 상태가 되습니다.6월 7일, 1차 항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긴장도 됐지만,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잘 버텨냈습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허리엔 여전히 튜브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살아 있음’이었습니다.이제 다시, 일상을 살아낼 차례입니다.1. 드디어 항암치료를 시작하다하루하루 기적이 쌓여, 드디어 나는 항암제를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6월 7일, 충북대병원 병실에서 1차 항암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입원한 병실, 그 낯익은 공간에서 조용히 주사 바늘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제발 잘 견뎌주기를…”일반 항암제 2종과 면역항암제 1종, 총 3종의 약물을 무려 10시간 동안 천천히 맞았고.몸.. 2025. 4. 18.
항암치료 중 기적처럼 호전된 날, 내 마음이 들려준 말들 단 두 번의 투석으로 신장이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항암 수치도 호전되어 몸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마음속은 복잡했다. 병원 침상에 누워 하늘을 보다 문득문득 올라오는 후회, 분노, 용서의 감정들. 몸이 살아나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그 아픔 속에서 비로소 진심 어린 기도가 시작되었다.1: 기적처럼 멈춘 투석6월 초, 나는 충북대병원 투석실에서 첫 투석을 받았다. 긴장 속에 들어선 투석실은 어쩐지 무겁고 정적이었다. 목에는 굵은 튜브가 꽂혔고, 양쪽 신장엔 소변통이 달린 채, 나는 조심조심 병원 복도를 걸었다. 소변 주머니 세 개를 들고 걷다 보면 다른 환자나 보호자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동정인지 놀람인지 모를 그 시선에 처음엔 마음이 철렁했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 2025. 4. 17.
낯선 몸, 낯선 나 – 항암치료 후 내 몸이 낯설게 느껴졌던 날 2025년 6월 3일, 충북대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마지막 힘을 내어 몸을 추스르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방사선 치료 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상태였고, 새벽부터는 소변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는 제 몸이 얼마나 위급한 상태였는지를 진료실에서 처음 들었고, 급히 입원해 각종 응급 처치를 받았습니다. 그 순간에도 함께 해준 아들, 그리고 낯선 몸을 마주한 아침의 거울 앞에서의 고백까지, 그 하루를 담담히 기록합니다.1. 끝까지 웃고 싶었지만2025년 6월 3일, 기력이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있는 힘을 다해 목욕을 하고 예정대로 충북대병원으로 향했습니다. 12시까지 도착해 채혈을 마치고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정신은 몽롱했고 몸은 축축 처져 있었습니다.진료실에 들어섰을때 채혈결과가 안좋았는지 .. 202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