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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일기13

입원 첫날, 수술을 향한 두근거림과 걱정 2024년 4월 2일, 나는 큰 수술을 앞두고 세종충남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세상은 평소처럼 흘러가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하고 묘했다. 짐을 싸며 나는 마치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설렘 반, 두려움 반의 감정 속에 있었다. 가족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집안 곳곳을 눈에 담았고,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엔 조용히 나 자신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눈을 떴고, 살아 있었다. 이 글은 수술 전후의 감정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다시 살아나고자 하는 나의 의지를 담은 이야기다.1. 짐을 싸며,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어요입원하기 이틀 전부터 짐을 하나하나 챙겼습니다.세면도구, 수건, 양말, 간편한 옷가지, 그리고 혹시 병원 안에서 잠깐 산책이라도 나가게 될까 봐 .. 2025. 5. 17.
“수술을 할 수 있다니요” – 기적 같은 하루의 이야기 2024년 10월 17일, 세종충남대병원 여성센터(산부인과) 유헌종 교수님을 찾아간 날.“수술은 어렵다”는 말에 익숙해졌던 제게, 처음으로 “수술을 해보자”는 희망의 말이 들려왔습니다.의료대란으로 수술 잡기조차 어려운 시기에, 이 기회를 얻게 된 데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손길의 도움이 있었습니다.가족들과 함께 기뻐하고, 눈물 흘렸던 그날의 기록을 남깁니다.1. 의료대란 속,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진료요즘은 의료대란으로 큰 병원 진료 한 번 잡기 어려운 시기입니다.그런데 저는 충북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홍식 교수님의 소개로단 하루 만에 세종충남대병원 여성센터(산부인과) 유헌종 교수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그 자체가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그 도움과 배려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진료실에 앉아 감사 .. 2025. 5. 16.
수술 판정 받은 날, 7차 젬퍼리 항암치료와 함께한 희망의 기록 2024년 9월 25일, 차 항암을 마치던 날부터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살이 조금씩 찌기 시작했고, 혹시나 부은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죠.하지만 그 변화는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10월 16일,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말을 들었습니다."이제 수술해도 괜찮겠어요."그리고 새로운 항암치료, 젬퍼리 단독 치료가 시작되었죠.그날의 기적과 감정을 기록합니다.1. 혹시 부은 건 아닐까, 두려움 속의 변화항암 6차가 끝날 무렵부터 몸무게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어요.거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묻는 내 마음,"설마... 몸이 부은 건 아니겠지?"아들도 그게 걱정되었는지,진료 중 교수님께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어요."혹시 부은 건가요…?"교수님은 웃으며 이렇게 답해주셨어요."아니에요, 살이 찐 거예요. 좋은 현상입니다.. 2025. 5. 15.
소변주머니 없이 걷는 첫날, 엄마에게 자랑하러 갔던 감동 순간 2025년 8월 14일, 저는 항암주사 4차를 맞는 날이었습니다.그리고 소변주머니를 제거할 수 있다는 희망에 설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이 작은 기적을 제일 먼저 전하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엄마였습니다.어릴 적 100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엄마 앞에 달려가던 그때처럼,저는 오늘 제 기쁜 소식을 엄마에게 자랑하러 갔습니다.1. 8월 14일, 작은 기적을 기대하며아침 8시 전에 채혈을 하고 결과를 기다렸습니다.무려 두 시간을 서 있었지만, 아픈 줄도 모르고 기다렸습니다.이런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드디어 진료실에 들어서자, 저와 아들은 숨을 죽인 채 선생님의 입만 바라보았습니다."좋은데요. 결과가 아주 좋아요. 암 수치도 거의 정상이네요."선생님의 웃는 얼굴과 함께 들려온 이 한 마디. 얼마나 듣고.. 2025.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