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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26

큰 병도 이겨냈는데… 왜 나는 아직 아무 일도 못하고 있을까 암을 견뎌내고 살아낸 지금, 오히려 마음이 더 외롭고 무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몸은 겨우 일어났는데, 세상은 아직 나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합니다.이 글은 일하고 싶은데 할 곳이 없는, 하지만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싶은 한 사람의 진심입니다. 1. “일하고 싶어요… 정말요”나는 지금 너무 절실히, 일하고 싶습니다.몸이 조금씩 회복되고 나서도어느 곳에도 내가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이하루하루를 더 아프게 합니다.암과 싸우던 시간 동안,내가 얼마나 강한지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숨을 놓지 않았고,기적처럼 다시 걸으며 돌아왔습니다.그런데,왜 아직 나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까요?나이 때문일까요.아픈 병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 데도 쓸모가 없어서일까요.마음은 누구보다 .. 2025. 6. 23.
투병 중 맞은 첫 투표, 모자 없이 걸어가며 느낀 생명의 기쁨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암 투병 중인 몸이지만, 오늘은 두 발로 천천히 걸어 새동네경로당 1층 투표소에 다녀왔습니다.최근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받으며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나,처음으로 모자 없이 외출도 해보았습니다.그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벅찬 하루였습니다.1: 모자 없이 외출한 오늘거울 앞에 선 아침, 저는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그동안 빠진 머리 때문에 외출할 때마다 늘 모자를 써야만 했지만,요즘 면역항암제로 치료가 바뀌면서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섬머슴애 같은 머리지만,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마주해보고 싶었습니다.딸아이는 밝은 얼굴로 말해주었습니다.“당신, 모자 안 써도 정말 멋져.”그 말에 용기가 나서, 오늘은 처음으로 모자 없이 집을 나섰습니다... 2025. 6. 5.
머리카락이 전해준 희망, 그리고 소풍처럼 다녀온 병원 2025년 5월 28일, 면역항암주사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날. 이전과는 달리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한 외출이었다.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며 느낀 변화, 간호사 선생님의 축하, 김홍식 교수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채워준 하루였다. 병원이 아닌, 삶의 작은 소풍 같았던 이 하루의 기록.1. 소풍 가듯 병원으로 향한 날며칠 전부터 무엇을 입을까, 어떤 샌들을 신을까 고민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 갈 준비를 했다. 처음엔 스스로도 놀랐다. 늘 병원은 무겁고 두려운 곳이었는데, 이번만큼은 마치 소풍을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하듯 날씨도 맑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원으로 향했다.그렇게 마음이 가벼웠던 이유는,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기 때문이다. 항암치료를 중단한 후 짧게나마 다.. 2025. 6. 4.
항암 치료 중에도 딸 위해 만든 150개의 만두 며칠 전, 딸아이가 잠깐 내려왔습니다.소고기 미역국을 두 그릇이나 뚝딱 해치우는 딸아이를 보며 문득,"만두도 만들어줄까?"라고 물었고,그날 나는 정신없이 150개의 만두를 빚었습니다.그리고 마음속에 하나의 소원이 생겼습니다.1. 앵두 같은 입으로 미역국 두 그릇며칠 전, 딸아이가 하루 시간을 내서 집에 왔습니다.늘 그랬듯 미리 끓여놓은 소고기 미역국에딸아이가 숟가락을 들더니작은 입으로 두 그릇이나 뚝딱 비워냈습니다.그 모습을 보는데 어찌나 대견하고 예쁘던지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말했어요.“너 좋아하는 만두도 만들어줄까?”“좋지!” 하며 빛나던 그 눈망울에몸은 아파도 손은 먼저 움직이더군요.2. 정신 차려보니… 150개처음엔 20~30개만 하려 했어요.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어느새 150개나 빚고 있더라고.. 2025.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