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날, 더 커진 사랑
병원에서 퇴원한 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순간.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줄 알았지만, 몸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또 한 번 저를 안아주었습니다.딸은 함께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준비로 대신했고,남편과 아들은 새로 시작된 간병의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그런 가족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밥 한 숟가락, 약 한 알을 잘 넘기는 것뿐이었습니다.1. 딸의 준비, 떨어져 있어도 닿는 마음퇴원한다고 전해주었을 때, 딸아이는 서울에서 내려오진 못했지만그 대신 제가 집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었어요.소변주머니를 걸어둘 수 있는 뽈대, 체온계와 혈압계,암환자 전용 치약과 샴푸, 옆으로 기대 쉴 수 있도록 등받이까지…그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엄마..
2025. 4. 19.
산정특례를 받은 날, 그리고 아이들에게 털어놓던 순간
2024년 5월 9일.정밀검사를 위해 입원을 권유받던 날, 저는 '산정특례' 대상자로 등록되었고, 아이들에게 제 병을 알리게 되었습니다.이 날은 제게 두 번째 진단처럼 느껴졌습니다.삶이 송두리째 흔들렸고, 마침내 '암환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었습니다.1. 산정특례 등록 환자의사 선생님께서 제게 정밀검사를 권유하시며조심스럽게 산정특례 등록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이제 산정특례 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 순간, 제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세상이 정지한 듯, 머릿속이 하얘졌고심장 소리도, 눈물도, 생각도 멎어버렸습니다. 입을 열려고 해도 말이 안 나왔습니다.그저 눈물이 고인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다가,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그게... 뭔데요? 어떻..
2025.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