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궁내막암12

병원에서 만난 딸 같은 학생 간호사, 그리고 마지막 밤의 편지 입원 중 저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매일 걷고 스트레칭하며 스스로 몸을 움직였고,그 시간이 저에게는 유일한 회복의 길이었습니다.그러던 중, 딸을 떠올리게 하는 학생 간호사 한 분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인터뷰를 요청한 그녀에게 저의 마음을 담아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퇴원 전날 그녀가 전해준 손 편지는제게 큰 감동과 위로가 되었습니다.이 글은 병원 생활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과, 그 마지막 밤의 따뜻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1. 딸을 떠올리게 한 학생 간호사바이탈 체크를 해주시던 조용한 학생 간호사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문득 제 딸아이가 떠올랐습니다.알고 보니 청주 출신이라고 하여 더욱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며칠 뒤, 그녀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혹시.. 2025. 5. 23.
여행처럼 시작된 입원, 그리고 다시 깨어난 나의 삶 2024년 4월 2일, 나는 큰 수술을 앞두고 세종충남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세상은 평소처럼 흘러가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복잡하고 묘했다. 짐을 싸며 나는 마치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설렘 반, 두려움 반의 감정 속에 있었다. 가족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집안 곳곳을 눈에 담았고,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엔 조용히 나 자신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눈을 떴고, 살아 있었다. 이 글은 수술 전후의 감정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다시 살아나고자 하는 나의 의지를 담은 이야기다.1. 짐을 싸며,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어요입원하기 이틀 전부터 짐을 하나하나 챙겼습니다.세면도구, 수건, 양말, 간편한 옷가지, 그리고 혹시 병원 안에서 잠깐 산책이라도 나가게 될까 봐 .. 2025. 5. 17.
따뜻한 손길, 시린 하루에 스며들다 몸이 아프면 마음까지 함께 눌립니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누군가의 손길이 얼마나 따뜻하고 고마운지 새삼 깨닫습니다. 요즘 저는, 하루하루를 그런 감사 속에 살아갑니다. 작은 일상 하나에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덕분에 버텨낼 수 있는 지금. 그 고마움과 아픔, 그리고 희망의 한 조각을 오늘도 기록해 봅니다.🪻 목욕 대신, 사랑이 닿는 수건예전엔 씻는 일이 이렇게 절실한 일이 될 줄 몰랐습니다. 자유롭게 샤워하고 머리를 감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병이 들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기에, 목욕은 꿈같은 일이 되었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건 남편입니다.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 조심스럽게 제 몸을 닦아주고, 머리도 정성껏 감겨.. 2025. 4. 28.
다시,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항암 치료의 고통은 단지 육체의 아픔만이 아니었습니다.거울 속에 비친 낯선 얼굴,열이 오를 때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그리고 가족에게 짜증을 내고 후회하는 스스로의 모습까지. 하지만 그런 저를 보며 더 단단해지는 남편과 아들.그들이 마련해 준 '새로운 시작의 공간'에서저는 다시 살아보기로 다짐합니다.오늘도, 내일도.1. 거울 속 낯선 사람, 그리고 사라진 나의 눈아프고 나니 거울조차 자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몸도 마음도 지쳐, 외모는 우선순위에서 멀어졌기 때문입니다.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앞에 섰습니다. 그 안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낯선 얼굴이 서 있었습니다.머리카락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가만히 보니 눈썹과 속눈썹도 거의 다 빠져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했던 건 눈이었.. 2025.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