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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기9

내 몸, 내가 일으키다. 수술 후 진짜 싸움의 시작 결혼 전 병원에서 근무하며, 환자들을 곁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다.그래서일까, 나는 안다. 수술이 끝났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란 걸.입원 생활의 진짜 싸움은, 고통을 껴안고 일어서는 그 첫걸음부터 시작된다는 걸.2025년 4월 4일, 나는 자궁내막암 전이로 대수술을 4시에 시작해 9시 30분이 되어서야 병실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가족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간병 선생님을 모시고,이제는 내 회복을 내 의지로 책임져야 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1. 가족을 보내고, 내 싸움이 시작됐다남편, 아들, 딸.그들의 지극한 사랑과 간병을 이미 경험한 나는이번엔 그 무게를 내려놓게 하고 싶었다. “ 이제 괜찮아. 나, 잘 해낼 수 있어. 그러니 각자 자기 일에 충실해주길 바래 ”간병인 선생님이 있으니 걱정 .. 2025. 5. 17.
기적이 찾아온 날 – 수술 가능 판정과 7차 젬퍼리 항암치료 2024년 9월 25일, 차 항암을 마치던 날부터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살이 조금씩 찌기 시작했고, 혹시나 부은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섰죠.하지만 그 변화는 기적의 시작이었습니다.10월 16일, 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말을 들었습니다."이제 수술해도 괜찮겠어요."그리고 새로운 항암치료, 젬퍼리 단독 치료가 시작되었죠.그날의 기적과 감정을 기록합니다.1. 혹시 부은 건 아닐까, 두려움 속의 변화항암 6차가 끝날 무렵부터 몸무게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어요.거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묻는 내 마음,"설마... 몸이 부은 건 아니겠지?"아들도 그게 걱정되었는지,진료 중 교수님께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어요."혹시 부은 건가요…?"교수님은 웃으며 이렇게 답해주셨어요."아니에요, 살이 찐 거예요. 좋은 현상입니다.. 2025. 5. 15.
다시,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항암 치료의 고통은 단지 육체의 아픔만이 아니었습니다.거울 속에 비친 낯선 얼굴,열이 오를 때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그리고 가족에게 짜증을 내고 후회하는 스스로의 모습까지. 하지만 그런 저를 보며 더 단단해지는 남편과 아들.그들이 마련해 준 '새로운 시작의 공간'에서저는 다시 살아보기로 다짐합니다.오늘도, 내일도.1. 거울 속 낯선 사람, 그리고 사라진 나의 눈아프고 나니 거울조차 자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몸도 마음도 지쳐, 외모는 우선순위에서 멀어졌기 때문입니다.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앞에 섰습니다. 그 안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낯선 얼굴이 서 있었습니다.머리카락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가만히 보니 눈썹과 속눈썹도 거의 다 빠져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했던 건 눈이었.. 2025. 4. 22.
기적 같은 호전, 그리고 마음의 소리들 단 두 번의 투석으로 신장이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항암 수치도 호전되어 몸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마음속은 복잡했다. 병원 침상에 누워 하늘을 보다 문득문득 올라오는 후회, 분노, 용서의 감정들. 몸이 살아나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그 아픔 속에서 비로소 진심 어린 기도가 시작되었다.1: 기적처럼 멈춘 투석6월 초, 나는 충북대병원 투석실에서 첫 투석을 받았다. 긴장 속에 들어선 투석실은 어쩐지 무겁고 정적이었다. 목에는 굵은 튜브가 꽂혔고, 양쪽 신장엔 소변통이 달린 채, 나는 조심조심 병원 복도를 걸었다. 소변 주머니 세 개를 들고 걷다 보면 다른 환자나 보호자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동정인지 놀람인지 모를 그 시선에 처음엔 마음이 철렁했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 2025.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