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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일기3

시리고 아린 마음, 그래도 함께 걷는 길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집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써 버티지만, 때때로 사소한 말 한마디, 감정의 작은 파도에도 휘청입니다. 병과 싸운다는 건,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요즘 더 깊이 실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버틴다는 것, 나 자신과의 싸움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의 싸움은 시작됩니다.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으니, 일어나는 것조차 전쟁입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힘이 나지 않아 기어서 가고, 벽을 잡고, 침대를 딛고, 팔과 다리에 온 힘을 주어 겨우 일어섭니다. “엄마, 다리에 근력이 있어야 혼자 일어설 수 있어요. 무리하지 말고 TV 보시면서 한발 한발 힘을 줘봐요.”아들이 그렇게 말하며 스텝퍼를 사다 주었습니다. 생전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에게, 그 말은 마치 미션처럼 .. 2025. 4. 25.
거울 속 나를 마주하는 용기, 그리고 결단 집으로 돌아온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뽈대를 잡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물론, 언제 오를지 모르는 열 때문에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또 하나의 변화가 시작됐습니다.바로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이 변화는 단순한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나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심리적 충격이기도 했습니다.가족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저는 스스로 결단을 내렸습니다.1. 돌돌이로 감당될 거라 생각했어요머리카락이 한두 가닥 빠지기 시작했을 때,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돌돌이를 꺼내 방안을 돌며 청소하고, 혹시 빠져도 감추면 되지 싶어예쁜 창모자를 두 개나 사두었죠. 조금 빠지다 말겠지.그땐 정말, 이 모든 게 금방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2025. 4. 20.
집으로 돌아온 날, 더 커진 사랑 병원에서 퇴원한 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순간.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줄 알았지만, 몸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또 한 번 저를 안아주었습니다.딸은 함께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준비로 대신했고,남편과 아들은 새로 시작된 간병의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그런 가족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밥 한 숟가락, 약 한 알을 잘 넘기는 것뿐이었습니다.1. 딸의 준비, 떨어져 있어도 닿는 마음퇴원한다고 전해주었을 때, 딸아이는 서울에서 내려오진 못했지만그 대신 제가 집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었어요.소변주머니를 걸어둘 수 있는 뽈대, 체온계와 혈압계,암환자 전용 치약과 샴푸, 옆으로 기대 쉴 수 있도록 등받이까지…그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엄마.. 202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