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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사랑3

집으로 돌아온 날, 더 커진 사랑 병원에서 퇴원한 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순간.비로소 편안함을 느낄 줄 알았지만, 몸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또 한 번 저를 안아주었습니다.딸은 함께 있지 못하는 미안함을 준비로 대신했고,남편과 아들은 새로 시작된 간병의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그런 가족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밥 한 숟가락, 약 한 알을 잘 넘기는 것뿐이었습니다.1. 딸의 준비, 떨어져 있어도 닿는 마음퇴원한다고 전해주었을 때, 딸아이는 서울에서 내려오진 못했지만그 대신 제가 집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두었어요.소변주머니를 걸어둘 수 있는 뽈대, 체온계와 혈압계,암환자 전용 치약과 샴푸, 옆으로 기대 쉴 수 있도록 등받이까지…그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엄마.. 2025. 4. 19.
“아직도 인지를 못하세요?” 1박 2일간의 정밀검사(PET/CT) 결과를 듣는 날, 그나마 ‘수술이라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마음 한편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료실 안에서 마주한 현실은 너무도 냉혹했습니다. 수술 불가, 난소와 뼈까지의 전이. 웃으며 버티던 마음은 그 순간 산산이 무너졌고, 딸을 서울로 돌려보낸 뒤 나는 결국 무너져 내렸습니다.1. “그나마 수술이라도... 아니었나요?”검사를 마친 후 며칠을 기다리며 내내 가졌던 마음.그래, 암일지라도 그나마 수술이 가능하다면.그 희망 하나로 버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5월 21일, 남편과 딸, 아들과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결과를 듣는 그 순간까지도,나는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부디... 수술이라도 가능하다고 해주세요.’ 하지만 남편은 진료실에 들어가지 않았습.. 2025. 4. 13.
산정특례를 받은 날, 그리고 아이들에게 털어놓던 순간 2024년 5월 9일.정밀검사를 위해 입원을 권유받던 날, 저는 '산정특례' 대상자로 등록되었고, 아이들에게 제 병을 알리게 되었습니다.이 날은 제게 두 번째 진단처럼 느껴졌습니다.삶이 송두리째 흔들렸고, 마침내 '암환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었습니다.1. 산정특례 등록 환자의사 선생님께서 제게 정밀검사를 권유하시며조심스럽게 산정특례 등록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이제 산정특례 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 순간, 제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세상이 정지한 듯, 머릿속이 하얘졌고심장 소리도, 눈물도, 생각도 멎어버렸습니다. 입을 열려고 해도 말이 안 나왔습니다.그저 눈물이 고인 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다가,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그게... 뭔데요? 어떻.. 2025. 4. 11.